[2016.09.27] “당신이 지갑을 열기전에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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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돈이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누구도 충분히 많은 돈을 가질 수 없으며, 또한 같은 돈이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마이클 노턴과 컬럼비아 대학의 엘리자베스 던이 쓴 <당신이 지갑을 열기전에 알아야 할 것들>은 바로 그 문제에서 출발한 책입니다. 원제가 <해피 머니: 행복한 소비의 과학>인 이 책은 돈을 어떻게 쓸 때 당신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편집장 가레스 쿡은 책이 출판된 후 저자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돈과 행복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을 물었습니다. 쿡은 먼저 사람들이 돈과 행복에 대해 가진 가장 큰 착각을 물었고, 마이클 노턴은 그에 대한 답으로 ‘돈이 많을 수록 좋다’는 생각을 꼽습니다. 그는 돈이 더 많다고 행복이 줄지는 않지만 반드시 더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며, 따라서 돈을 어떻게 벌지만을 생각하는 데서 벗어나 지금 가진 돈으로 어떻게 더 많은 행복을 얻을 수 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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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실시된 전국 표본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2만 5,000달러를 벌다가 5만 달러를 벌면 삶에 대한 만족도도 두 배로 오를 것이라 생각했다. 돈을 두 배로 벌면 행복도 두 배로 쌓인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를 보면, 5만 달러를 버는 사람들은 2만 5,000달러를 버는 사람보다 9퍼센트만이 삶에 더 만족해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사람들이 일상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얻고 만족하는 데 소득은 놀라울 정도로 미미한 영향을 미친다.3 미국에서 연간 7만 5,000달러를 벌어들인 사람들의 경우, 소득이 조금 더 올랐어도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 – 들어가며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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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방법으로 그는 소비에 있어 ‘물건’과 ‘경험’의 이분법을 제안합니다. 곧, 우리는 주로 ‘물건’을 구매하는 데 돈을 쓰지만, 대부분 같은 돈으로 ‘물건’ 보다는 ‘경험’을 사는 것이 더 큰 행복을 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값비싼 TV는 결국 홀로 TV를 보는 시간을 늘이게 되지만, 같은 돈으로 친구와 수십 번의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에리히 프롬은 소유하는 삶과 존재하는 삶이라는 두 가지 기본적인 존재양식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소유는 사용에 의해 감소하는 반면 존재는 실행에 의해 성장한다’고 말했습니다. 물건을 소유에, 경험을 존재에 비유하는 것이 다소 무딘 단순화일 수는 있겠지만 두 주장에 어느 정도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노턴의 대답 중 또다른 흥미로운 지적은 실제 소비와 소비에 대한 기대의 관계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가장 행복해 하는 시기가 실제 휴가를 갔을 때가 아니라 휴가를 가기 전 1주일이라고 말합니다. 즉, 휴가에 대한 기대가 그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어떤 물건을 주문하고 나서 택배가 도착한 직후까지가 실제 그 물건이 도착한 뒤 사용할 때보다 더 즐거웠던 경험을 자주 합니다.

쿡의 마지막 질문은 선물과 행복의 관계입니다. 노턴의 대답은 의미심장합니다. 그는 선물을 받는 사람 뿐 아니라, 선물을 주는 사람의 행복 역시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을 맺습니다. 바로 ‘다음 번 커피숍에서 커피를 주문할 때, 같이 온 동료의 것을 한 번 주문해 보라’는 것입니다. 비파크레터를 보시는 여러분은 이 충고에 커피 대신 책을 대입하면 어떨까요? 지금 생각나는 그 사람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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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정도의 소액을 기부하더라도 여러분도 부자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1달러가 들어 있는 봉투 한 장을 받았다. 1달러는 그냥 보관해도 되고, 자선단체에 기부해도(도너스추즈의 학교 기부활동 참여) 상관이 없었다. 혹은 연구진에게 돈을 반납해도 상관이 없었다. 누가 더 부자가 된 기분을 느꼈을까?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1달러를 반납했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가난해진 기분을 느껴야 한다. 돈을 다 썼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1달러를 기부한 사람들이 1달러를 반납한 사람들보다 금전적 여유를 훨씬 더 많이 느꼈다. 마치 벼락부자가 된 기분을 느낄 정도였다. 시간을 기부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쓸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듯이, 돈을 기부함으로써 돈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이치라고나 할까.

– 5장 다른 사람에게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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