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마트란 무엇인가

스마트는 최근 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자사의 제품을 수식하는 가장 인기있는 단어가 되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며 스마트의 용례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공지능 열풍이 불기 이전의 것으로, ‘스마트폰’이라는 단어에서처럼, 하나의 기계가 원래의 목적 이외의 여러 기능을 가지고 있을 때이다. 다른 하나는 최근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열풍 이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계가 어느 정도의 판단이나 선택을 인간을 대신해 내려주거나 유용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경우이다.

물론 CES에 출품되는 거의 모든 제품은 어느 정도의 스마트함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꼭지에 소개하는 제품들은 조금 더 특별한 스마트함을 자랑한다.

1) 미라(Mira) 스마트 임신테스트기
이 기기는 위에서 말한 두 번째 의미, 곧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정보를 주는 제품에 해당한다. 필자는 이 제품을 보고 매우 놀랐다. 임신테스트기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단순한 제품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사실이다. 바로 임신이냐 아니냐는 것. 테스트기의 작동방식 또한 명확하다. 소변에서 호르몬을 검출해 특정 호르몬의 양을 바탕으로 한 줄 혹은 두 줄을 칠한다. 이런 명확한 목적과 작동방식을 가진 제품이 어떻게 스마트해질 수 있을까? 한 가지 힌트는 테스트기에서 검출하는 호르몬의 양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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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0 MIra, 테스트기와 충전기
1-1) 임신 전: 임신 가능 시기를 알려준다
미라는 원래 임신 전 상태의 여성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다. 이 단계에서 제품의 역할은 명확하다. 곧 호르몬을 측정해 언제가 임신이 가능한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임신을 간절하게 원하는 이들은 언제나 존재하고, 따라서 이 시장은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미라의 홈페이지에는 앱을 통해 임신 가능 시기를 알려준다고 되어 있다. 올해 2사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라 한다. 문제는 가격일 것이다. CES에서는 정보를 분석하는 리더기는 $200, 1회용 테스트기는 $10 내외라고 말했다. 주기를 알기 위해서는 측정을 어느 정도 자주해야겠지만, 정확도만 보장된다면 그 정도를 감수할 이들은 꽤 있을 것이다. 만약 임신 확률을 높여주는 다른 제품과 결합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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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1 임신가능시기 (출처: MIRA 홈페이지)
1-2) 임신 후: 출산 예정일을 알려준다
그럼, 임신에 성공한 부부에게, 성공 여부 외에 테스트기는 어떤 사실을 추가로 알려줄 수 있을까? 바로 출산예정일이다. (페이스북에 올렸던 문제의 답이다.) 비슷한 원리로 임신이 된 시기 역시 알려준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데이터를 모으고 있고 CES에서 만난 직원은 대략 1년 뒤에 이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 말했다. 물론 CES에서 1년 뒤에 출시한다는 이야기는 언제 출시할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임신 전을 위한 제품에 비해서는 사용 횟수가 떨어질 것 같지만, 임신 테스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정보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2) 밀리부(Miliboo) 스마트 카우치
이 제품은 스마트의 첫번째 의미, 곧 한 가지 제품이 다른 여러가지 기능을 갖춘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사실 카우치(우리나라에서는 소파라 부른다)가 스마트 하다고 들었을 때 나는 좀 더 참신한 것을 기대했다. 예를 들어, 앉는 사람의 키나 자세에 따라 등받이와 엉덩이 부분의 형태가 바뀌거나 푹신한 정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면 어떨까? 혹은 안마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면 조금 식상하다고는 느꼈겠지만 이 제품을 사고 싶은 마음은 더 커졌을 것이다. 물론 이런 기능들은 소파의 가격을 크게 올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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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2 밀리부 스마트 카우치
프랑스의 가구 브랜드인 밀리부의 스마트 카우치는 이런 예상을 깨고 전형적인 스마트폰 느낌의 스마트함을 이야기했다. 곧, 소파 안에는 우퍼를 포함한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더 실감나는 영화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한쪽 팔걸이에는 만능 리모콘이 있어 TV와 다른 전자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다른 쪽 팔걸이에는 무선충전장치가 내장되어 스마트폰 등을 충전할 수 있다. 전시장에 비치된 소파에 잠깐 앉아 보았지만, 소파 본연의 기능인 편안함은 큰 느낌이 없었다. 가격은 1인용 소파는 $2,490, 2인용, 3인용은 각각 $2,990, $3,490으로 가죽 소파 중에도 꽤 비싼 느낌이다.

3) 스파이어(Spire): Make Your Clothes Smart
옷을 스마트하게 만들겠다는 이 회사는 어떻게 보면 최근의 ‘스마트’ 흐름의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태그를 브래지어, 속옷, 반바지, 파자마 등에 부착할 경우 호흡, 수면 질, 심박, 스트레스 등을 측정해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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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3 스파이어
일반적으로 이런 제품의 가장 큰 문제는 배터리 충전이다. 이런 종류 중에는 애플워치 처럼 하루에 한 번 충전해야 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 손목 시계는 적어도 자기 전에 풀었다가 아침에 다시 찬다고 하지만, 이 제품처럼 옷에 부착하는 경우 고객이 이를 매번 충전하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그때문인지 이 제품은 따로 충전을 하지 않는 1회용으로 만들었다. 홈페이지에는 8개 세트의 경우 1년 반을 쓸 수 있다고 한다. 8개의 가격은 $299 이다. 자기 자신의 상태에 대해 매우 궁금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제품을 꼭 사야할 무언가는 없어 보인다.

2. 가격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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